2008년 여름,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법원 일정을 챙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민사, 형사, 가사, 행정법원을 오가며 그 날 있을 재판 중 미처 알지 못했던, 눈에 띄는 사건을 체크한다. 아침 세수를 하듯 법원 출입 기자에겐 ‘일상적 의식’ 같은 일이다. 하지 않아도 큰 일 나지 않지만, 찝찝한 그런 일처럼. 반쯤 눈을 감은 채 치르는 의식 중에도 유독 눈에 띄는 사건이 있었다. 법원 출입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선 일상다반사였던 소송이다. 첫 인상은 강렬했던 이 사건의 정식 명칭은 ‘국가귀속결정처분취소 사건’, 피고는...
데이터 저널리즘이 뭔가요? 법조팀에서 데이터저널리즘팀으로 옮긴 뒤,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다. 이전 출입처에서 알고 지낸 한 검사는 “정제되지 않은 방대한 정보, 그러니까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의미 있는 ‘팩트’를 찾아내는 것 아니냐”며 “검사들이 수천 개의 금융정보를 계좌추적해서 수상한 흐름을 밝혀내는 것과 똑같다”는 답변식 질문을 하기도 했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솎아내 의미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일련의 과정이라는 말이다. 검사의 질문을 두고 ‘정확하다, 정확하지 않다’고 평가하기 전,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은 “데이터 분석도...